[공연감상]화이트스네이크 내한공연 by 오리대마왕

10/26(수)에 있었던 화이트스네이크 내한공연을 다녀왔다. 

공연 장소인 멜론 악스홀은 지난 번 마이클쉥커 공연 때 처음 가 봤었는데, 느낌이 좋았다. 정말 공연을 위한 장소라는 느낌.

화이트스네이크 하면 역시나 보컬인 데이빗 커버데일 옹이 떠오르지만, 두 슈퍼 기타리스트인 덕 알드리치와 렙 비치도 빼 놓을 수 없다. 슈퍼 뮤지션 세명을 한꺼번에 볼 수 있으니 일타쓰리피. 하여 꼭 가야지 마음을 먹었는데, 역시나 동행을 구하기 어려워서 그냥 혼자 예매했다. 가격은 12만원이었던가? 앞자리로.

공연을 홀로 가보긴 처음이었는데 가 보니 오히려 더 좋았다. 동행이 늦지나 않을까, 헤어지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없이 신나게 흔들다 오니 속편하더군. 물론 오가는 길이 조금 쓸쓸하긴 하다만.

대표곡 위주로만 알고, 앨범을 제대로 듣지도 않아서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이미 유명한 곡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예상 세트리스트도 얼추 맞아떨어져서 열심히 따라부를 수 있었다. deep purple 메들리가 나올 줄은 예상을 못했네.

난 항상 무대 우측에 자리를 잡는다. 대게 기타리스트가 이 쪽에 서기 때문에. 이번엔 이 쪽에 덕 알드리치 아저씨가 서고, 반대편에 렙 비치 아저씨가 섰다. 커버데일 옹은 당연히 가운뎃 자리.

공연은 거의 제 시간에 시작해서 2시간 약간 못미쳐서 끝났다. 공연은 빈 틈 없이 알차게 진행이 되었고. 덕 알드리치를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분의 연주는 참 '유려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땀 뻘뻘 흘리고 인상쓰면서 하는 연주라기 보다는 '으음~ 여기선 이렇게 하는 게 정답이야!' 라는 느낌의 미소를 살짝 머금은 선생님의 느낌? 

사운드는 좀 선명하지 못하고 뭉게지는 느낌이 있었고, 드럼 소리가 약한 것도 아쉬웠다. 베이스 드럼 밟을 때 가슴이 울리는 느낌을 좋아하는데, 이번 공연에선 그렇진 않았네. 하지만 이 정도면야 뭐 감사할 따름이었다. 

데이빗 옹은 나이가 많이 드셔서 그런지 힘이 좀 딸리는 듯 했지만, 역시나 멋진 그의 목소리 톤은 변함이 없었다. 아우 너무 멋져!

한가지. 공연장에 들어가니 '당신을 30년 간 기다렸어요' 라고 화이트스네이크 국내 팬클럽에서 걸어놓은 배너가 보였다. 감동적이더라. 그리고 데이빗 옹은 어디서 우리나라 전통 가면을 선물받았는지, 사왔는지 공연 중간에 웃으면서 썼다 벗었다를 반복했는데 왤케 귀여우신지.

놓쳤으면 후회했을 뻔한 공연. 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