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페르세폴리스 by 오리대마왕

페르세폴리스 전2권 세트페르세폴리스 전2권 세트 - 8점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새만화책

지난 번 읽은 "쥐" 에 비견될 만한 만화라는 평을 보았고, 여친의 추천도 있었기에 관심이 있던 책이다. 때마침 휴가를 내고 좀 쉬고 싶던 차에 동네 만화가게에 들른 김에 사들고 왔지.

이란 여성인 작가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기록한 만화다. 책 뒷표지에 작가가 쓴 글에서 아트 슈피겔만의 "쥐"를 읽고선 자신의 얘기를 표현할 방법을 찾았다고 하듯이, 이 책을 보면서 "쥐"가 떠올랐다. 실제 일어났던 일들을 담담히 기록한 만화.

주인공인 작가는 이란 여성이다. 우리나라가 부단히 독도는 우리 땅이고, 우리랑 일본이랑 중국은 서로 다른 문화를가진 나라라고 홍보하며, 누가 외국에서 자신을 일본인으로 봐서 불쾌했다는 얘기를 하듯이 이 작가는 이란과 이라크는 서로 다른 나라이며, 당신들은 이란을 잘못된 고정관념으로 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딱히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은 아니지만, 이란과 이라크 인들의 뿌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을까. 나도 언젠가 한번 이 얘기를 듣긴 했지만 금새 까먹었다가 책을 보면서 어렵게 다시 그 내용을 상기했다.

책은 이란의 근대에 일어난 혼란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세계사 시간에 배웠는데 내가 잊어버렸는지, 아얘 배운 적이 없어서 그런진 몰라도 모두 다 처음 보는 얘기들이라 매우 흥미로웠다. 먼나라 이웃나라를 읽는 느낌이랄까(이 책의 저자를 이젠 아주 싫어하지만).

정치권의 혼란과 함께 이란-이라크 전쟁이 발발해서 겪는 이야기들도 흥미로웠다. 물론 당사자에겐 매우 처절한 이야기였겠지만. 그럼에도 내가 배경지식이 전무하니 읽고나서도 전체적인 그림은 잘 그려지질 않네. 한번 관련 내용을 따로 읽어봐야 겠다.


1권은 전쟁을 겪고, 14살에 이란을 떠나기 까지의 여정을 그렸다. 2권은 이란을 떠나 오스트리아에 머물며, 이방인으로써 겪는 어려움을 그리고 있다. 1권이 일종의 주변 환경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라면, 2권은 나이가 조금 들어감에 따라 타국에서 외국인으로 겪는 내적인 어려움을 보여준다. 작가의 이력을 보면 2권에 그려졌든 이란으로돌아간 이후 또 다시 오스트리아로 떠나는데,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3권 등을 통해 보여줬다면 더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쩔 수 없지. 나보다 10살 정도 많은, 활발히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니깐.

이 책도 아트 슈피겔만의 쥐와 마찬가지로 전쟁을 그리고 있지만, 쥐가 전쟁으로 겪게 된 비극을 주로 그리고 있다면 이 책에선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때문에 겪는 종교적인 억압도 함께 그리고 있다. 자유를 갈망하는 소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 책으로 엿볼 수 있었다.

유럽이나 미국 얘기가 아닌 이란이라는 아주 생소한 나라의 격동기 이야기라서 매우 재밌었다. 너무 기반지식이 부실해서 아쉬운 점도 있긴 했지만. 지금의 우리나라 상황에 빗대어 시사하는 내용도 많다고 생각한다. 재밌다. 읽어봅시다.
http://kingori.egloos.com2011-07-16T11:38:360.3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