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장관님, 글 정말 잘 쓰시네요! 잡설

모기불통신에서 유시민 장관의 "의료급여 제도혁신에 대한 국민보고서"를 읽었다. 원문 hwp 파일과 관련 내용은 유시민 장관 블로그(이름 멋지네!)에서 볼 수 있다.

근래에 웹 상에서 이렇게 장문의 글을 열심히 읽어 본 적이 없던 것 같다. 유시민 장관이 제시한 4가지 해결방안에 대한 의견에 대해서는 고민해 본 적이 없어 반론을 제기하지는 못하겠다. 또한, 이 글의 내용에 대한 비판도 있기 때문에 이 글의 내용이 정치적으로 아주 옳고, 대안 및 문제점으로 지적한 사항에 대해 올바로 판단했는가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글을 어찌나 잘 썼는지 "복지부 직원들과 상의하고 통계조사 후 결론을 내렸습니다. 메주는 팥으로 쑤는 것입니다.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라고 해도 믿을 정도이다.

보건 정책에 대해서, 내가 낸 세금이 (요즘은 돈을 못버니 세금도 안내지만. 에헤헤헤~) 엄한 사람들 쓸데없이 사들이는 파스값으로 나가는 것에 대해서 분개하는 정도밖에는 관심이 없다. 이렇게 이 방면에 무지한 내가 읽어봐도, 이해하지 못한 단어나 문장이 하나도 없다. 만약 같은 글을 보건복지부 차관이나 다른 공무원 아저씨가 썼으면 어땠을까. 모르긴 몰라도 "제1종 수급권자의 통계 분석 결과, 의료수가 인상으로 인한 1차 진료비 과다 지출로 인한..." 뭐 이런 식이 아니었을까.
"공무원이 제출하는 보고서로 보자면 개인적 생각이 여기저기 섞인 만큼 다소 이례적일 수는 있겠으나, 장관으로서 직면한 문제에 대해 국민들 앞에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데는 딱딱한 공문서보다 나을 것이라 판단하였습니다. 너그러운 양해를 청합니다. "
박수 짝짝짝!

중학교 정도의 국어시간에도 소설이나 문학작품을 배우는 것 보다 이런 실용문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학작품은 문학시간에 배우고, 국어시간엔 보고서 작성법을 배우고. "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 저자인 임재춘씨 말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논설문, 기행문, 소설, 수필 쓸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 대부분 작성하는 문서는 보고서 형식이지. "학교는 학원이 아니다!" 라는 논지를 들이밀면서 반대한다면, "그럼 전국민이 다 기술문서 작성법 학원에 다녀야하냐!" 라고 반론해 주고 싶다.

유시민 장관이 예전에 쓴 글 중에서도 명문이 많다고 하던데, 잊기 전에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간만에 찌릿찌릿한 감동을 느꼈다.

@그런데, 저 장관님 블로그의 커맨트들이 너무 좋은 방향으로만 편중되어 있다.공무원 한명 시켜서 악플 다 지우고, 뭔가 필터링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무럭무럭 피어오른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kingori.egloos.com/tb/2751089 [도움말]

덧글

  • 매운맛나리 2006/10/12 13:24 # 답글

    HWP 뷰어 깔기 귀찮아서 아직 안 봤는데
    봐야겠구먼 그랴
  • 비바람 2006/10/12 13:44 # 답글

    오리도 글 잘쓴다. 제1종 수급권자의 어쩌구 저쩌구.. 저런문장은 어떻게 생각해냈을까? 대단대단.!!
  • 노이슈 2006/10/13 03:21 # 답글

    그러게요. 형도 글 정말 잘쓰세요! 메인에 올라갈 만 한 실력!
  • 기불이 2006/10/13 07:07 # 답글

    아니 링크는 별로 상관하지 않습니다. 왕창 긁어가지만 않으면... 근데 진짜 유시민 장관은 글을 잘 쓰죠, 그쵸, 그쵸?
  • 최재훈 2006/10/13 09:44 # 삭제 답글

    다른 공무원 아저씨는 유시민씨처럼 쓸 능력이 되도 못 쓰겠죠. 관례를 깨면 화 내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역시 조직의 대빵(?)이 쓸데없는 관례를 깨줘야 하는 것 아닐까요?
  • 오리대마왕 2006/10/13 23:07 # 답글

    매운맛나리//뒤져보면 원문도 쉽게 구할 수 있을 것 같으이.
    비바람,노이슈// 안세원과의 친밀도가 1 상승하였습니다.
    기불이//정말 잘 써요! 이런 글은 국어 교과서에 실어줘야 합니다.
    최재훈//예, 그 말씀도 맞아요. 그렇지만 아랫 사람은 아랫 사람대로 윗 사람 때문에 못쓰고, 윗 사람은 윗 사람대로 체면때문에 관례를 못 깰텐데 유시민 장관아저씨는 그걸 했다는 것이 다른 점이라고 봅니다.
  • whatisid 2006/10/14 02:37 # 삭제 답글

    유시민 장관이 쓴 책들도 술술 잘 읽히지.
    예전 국회의원 시절에 날카롭고 모난 성격처럼 보여서 복지부 장관 취임 때 말이 많았는데, 실제로 장관이 된 후에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일 잘하고 있는 것 처럼 보여서 좋네.
  • Vany 2006/10/16 16:48 # 삭제 답글

    오.. 원문 읽었는데, 재밌네.
    설득력이 있어.. ㅎㅎ
  • 2006/10/16 18:35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덧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