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사용자 스토리 by 오리대마왕


(출처는 강컴)

XP와 같은 agile 방법론에서 이야기하는 요구사항 정리를 위한 방법으로 기존의 요구사항 문서를 대체하기 위해 나온 개념인 사용자 스토리에 대한 설명 및 관련 이슈, 예제 상황을 통한 적용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과 정확하게 "대치"되는 내용이라서 이전보다 조금은 더 중립적인 관점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요즘 책읽기 슬럼프에 빠져서, 꽤 흥미롭고 재밌게 짜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몸을 비비꼬면서 도서관 반납 날짜에 겨우 맞춰서 다 읽을 수 있었네.

사용자 스토리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좋은 지침서라고 보는데는 아무런 이견이 없는데, 과연 사용자 스토리 자체가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까에 대해 좀 더 고민하게 된다. 물론 나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대가들이 주창하는 것이니 "믿으면 된다". 근데 짧지만 내가 경험했던 이런 저런 상황에서 사용자 스토리가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었을까? 적용했다면 더 나은 결과를 얻었을까? 이 정도로 협조적인 고객들이 있을까? 인수 테스트 스토리까지 직접 작성해 줄 정도로 그들이 관심이나 있었던가? 아니, 기존 방식 자체가 고객들의 협조를 끌어낼 수 없었으니, 사용자 스토리를 사용하면 그들도 움직일 것이라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책과는 관계없는 주변 생각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요구사항 문서와 비교하는 쪽으로 생각을 좀 돌려보자. 사용자 스토리는 기존 요구사항 문서(IEEE 830 spec으로 대표되며, 책에서 신랄하게 비판하고, 강의시간에는 이 정도는 작성해 줘야 한다는 기준으로 제시되는... )를 대체할 수 있을까? 과연 우리나라 프로젝트 중에서 요구사항 문서가 제대로 사용되기나 할까? 그럼 사용자 스토리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사실, 그런 쓰레기 문서 줄줄이 구비하고 매번 업데이트 하느라 등골 빼느니 CRC 카드 한장씩 찢어버리는 통쾌함, 얼마나 좋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책에서도, 에지간하면 보관해두라고 충고하고 있긴 하다. 책에서도 대규모 프로젝트에 적용하기는 사용자 스토리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XP같은 방법론 자체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고. 그럼, 작은 프로젝트에 쓸모가 있을텐데, 그런 작은 프로젝트는 사용자 스토리마저 적용할 것 없이 그냥 구두로 ㅤㅆㅑㅤ바ㅤㅆㅑㅤ바 하면 되지 않나, 어짜피 작은 프로젝튼데? 써놓고 보니 너무 무책임하긴 하지만 사용자 스토리에서 이야기하는 "고객과의 잦은 대화 장려"의 관점에서는 오히려 사용자 스토리고 뭐고 고객한테 꼬치꼬치 캐어 가면서 물어보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 않을 것 같고.

역시 이런 책은 적용을 해 봐야 제 맛을 알 것 같다. 글자로만 들어오다보니 머릿속에 CRC카드와 IEEE 830 표준이(읽어보진 않았지만;;) 계속 쌈박질만 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사용자 스토리를 적용한다는 상황하에서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라는 데에는 틀림이 없다. 다만 여러 부대상황, 즉 적극적인 고객과의 소통, 정확한 iteration 속도 추정을 위한 추가요구사항 배제등의 문제에 대해 좋은 환경이 갖춰져야 하지 않을까. 특히 을이 갑에게 "흠, 현재 속도 추정을 통해 우리가 계산한 결과, 이 요구사항은 구현이 힘들 것 같습니다. 빼던지, 기간을 더 주세요." 류의 이야기가 통하는 상황인가에 대해서도 고민이 된다. 뭐, 이렇게 비관적인 생각은 많이 들긴 하지만, 내가 일했던 회사에서는 충분히 통했으리라고 보이네. ^^; 내 경우에도 baseline도 없는 상황에서 말도 안되는 계획표를 만들고 일을 추진해다가 고과에서 피를 본 아픈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그때 이런 방식을 도입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agile 방법론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도움이 많이 되리라 생각한다. 요구사항 문서에 대해서 불만이 많은 사람도. 내 경우 현재 책이 너무 안읽히는 시기라서 그랬지, 재미없게 읽진 않았다. Agile 방법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추천, 방법론 쪽에 관심이 없다면?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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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리뷰 | Insight Press 2012-04-04 13:42:00 #

    ... 적용중이라는리플들이 재미있습니다) 가상의 예제를 읽다보면 XP를 어떻게 적용해야 되는지 저절로 이해하게 된다. 오리대마왕님 http://kingori.egloos.com/2681978 사용자 스토리는 기존 요구사항 문서(IEEE 830 spec으로 대표되며, 책에서 신랄하게 비판하고, 강의시간에는 이 정도는 작 ... more

덧글

  • 구루 2006/09/14 13:58 # 삭제

    전 아주 재미나게 읽었던 책이네요 ^^;
    근데 최근에 있었던 소프트웨어 진흥원 의 SW엔지니어링 인력 양성세미나에서 John Vu 아자씨가 교육한 Requirement Engineering 관련해서 얘기를 들었는데, 사용자스토리와 아주 비슷한 형태의 얘기가 많더군요. (물론 특정부분에선 많이 대치가 되지만요). "모든 스테이크 홀더의 참여와 테스트 가능한 요구사항을 작성하여야 한다" 를 강조했다고 하네요.
    결국 실전에 이르러서는 다 같은곳을 향하지 않나하고 생각중입니다. ^^;
  • 오리대마왕 2006/09/16 02:23 #

    지적하신 부분은 저도 참 많이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뒷장에 테스트를 적고, 제약사항은 또다른 카드에 적는 부분이 기억이 나네요.
    요구조건을 잘 뽑아내는 게 아주 중요한 이슈인 것은 확실한데, 어떻게 잘 뽑아내야 할 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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